올여름 세 번의 태풍 영향으로 집 뒷산 굴참나무 열매(도토리나무의 한종류)가 아주 많이 떨어졌답니다. 처음엔 산짐승 먹이로 모아 두었었는 데 갈수록 더 많이 떨어져 그렇게 하나둘 모으다 보니 거의 세되정도의 도토리를 모으게 되었답니다. 사실 올해처럼 도토리가 굵고 알이 좋은 적은 없어서 그냥 두기 아까워 요리연구가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 묵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도토리를 그냥 두면 벌레가 먹기 때문에 반듯이 소금물에 담아야 한다고 해서 천일염을 잘 녹인 물에 잠기도록 담아두었답니다. 저는 도토리를 하나둘 모으다 보니 거의 2주 이상 걸린 듯해요. 만약 시중에 판매하는 도토리를 구입하시게 된다면 24시간 이상만 물에 불리셔도 무관합니다. 물에 불리는 동안 단단했던 껍질도 부드러워지면서 갈기에 딱 좋은 상태가 되는데요.
이때 가까운 방앗간에 가서 도토리를 통째 갈아왔어요. 그리고 망에 넣어 조물조물해서 껍질과 물을 거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껍질은 버리고 물은 앙금을 가라앉히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충분히 시간을 두어 가라앉히면서 도토리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성분을 또 한 번 제거해주게 됩니다. 첫번째는 도토리를 불리는 작업에서 한번! 두 번째는 앙금을 가라앉히는 작업에서 한번!
도토리의 탄닌성분은 변비를 유발하고 탄닌이 철분과 결합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빈혈을 유발시킨다고 해요. 충분히 불리는 것도 탄닌성분을 제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그리고 앙금은 아콘산이 풍부하여서 인체 내부의 중금속과 유해 물질을 흡수해서 체내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하니 우리 몸속을 클린하게 해주는 식품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피로 해소에도 좋을 뿐 아니라 숙취 해소에도 좋으니 우리 조상님들이 주안상에 도토리묵을 곁들인 건 생활의 지혜겠지요?
수분이 많고 열량이 적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지만 많은 섭취는 변비를 유발하니 적당한 섭취와 탄수화물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어 과잉섭취는 피해야 할듯싶네요. 자 그럼 부드럽고 쫀득쫀득 말캉한 도토리묵 함께 만들어 보실까요?
[재료]
: 생도토리
: 천일염
: 물
: 양파망
: 고운 채반
: 나무주걱
: 냄비
[방법]
1. 소금 한 줌을 물에 잘 녹여주고 그 물에 도토리가 잠기도록 담아둔다.
(도토리 모으기 약 2주~3주 정도 소요됨, 도토리를 충분히 불려야 껍질이 잘 까진다)
2. 도토리를 껍질째 간다. (방앗간에서 갈아온다, 집에서 할 경우 충분히 껍질을 불려 까준 후 믹서에 곱게 간다)
3. 갈아온 생도토리껍질과 앙금 물에 소금물을 부어준다. (앙금물1 : 소금물1)
4. 양파망 같은 고운 망에 3을 넣고 조물조물 골고루 물이 나오도록 주무른 후 물을 쭉 짜준다. 한번 짠 앙금을 소금물 한 번 더 넣고 반복 (도토리의 하얀 물이 안 나올 때까지 짜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앙금 물을 고운 채반에 한 번 더 걸러주면 묵이 더 부드러워진다)
5. 양파망 속 껍질은 버리고 소금물 앙금은 가라앉힌다. (6시간 이상)
6. 진한 갈색 탄닌성분이 우러난 떫은맛 웃물은 버린다. (가라앉아있는 하얀 앙금은 도토리묵이 될 것이니 앙금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7. 6을 2번 반복한다.
8. 냄비에 하얀 앙금을 일정량을 넣고 한방향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이때 중불로 유지해서 끓이고 뻑뻑한 느낌이 들 땐 소금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저어준다. (저어야 눌어붙지 않는다.)
9. 전체가 찰진 느낌이 들 때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 식힌다. (최소 6시간~7시간이상 식혀야 잘 굳혀지고 썰었을 때 모양이 나온다)
TIPS : 만약 도토리묵을 쑤고 앙금이 더 남아있다면 버리지 마시고 냉동에 소분해서 넣어두셨다가 꺼내셔서 그때그때 묵을 쑤어 드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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